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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메타 인지가 유행인가

by 무대 2020. 12. 3.

메타 인지 meta-cognition 란 개념이 여기저기서 보인다. 

러프하게 말하면 지금 내가 속해 있는 상황, 하고 있는 행위, 맺고 있는 관계 등을 다른 차원에서 (유체 이탈을 상상해보면 물리적으로 설명이 될까? 사실 꼭 물리적 차원에 대한 얘긴 아니다. 어쨌든 제3의 통찰의 차원이라고 하자) 바라보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요새 여기저기 유행(?)하는 듯한 느낌이다. 

관련해서 정신과 실습 때 모 교수님이 했던 말 중 기억남는 게 있다. 뭔가 흘러가듯 하는 말이었는데 당사자도 아니었던 나에게 팍 와서 꽂혔다. "OO는(레지던트샘) observing ego가 강해~ 바로 자기 말을 수정하잖아, 아닌 것 같으니까. 근데 거기서 너무 가면 우울증 걸려~"

그땐 메타 인지란 단어도 몰라서 저 observing ego라는 개념이 참 신박한 '개념화'라고 생각했다. (직관적으로도 와닿고...) 왜냐하면 흔히 오해될 수 있는 superego의 개념이 아니고(교집합은 있지만) 사회적 시선을 신경 쓰는 것과도 다르니까(말 그대로 나 자신이 나 자신을 observe하는 것인), 그 유사한 개념들의 다른 결을 잘 포착해내는 단어라고 느꼈다. 특히 내가 늘 막연히 나는 observing ego같은 것이 강하다고 생각했기에 더 반가운 개념화였다. 

오늘 장황하게 메타인지에 대한 썰을 풀어가는 이유는

생각이 저만치 달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생각은, 때로 현실보다 너른 궤도를 도는 나의 인지는 어쩌면 내가 무언가를 빨리 배우는데, 목표 관련한 Goal-related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그냥 내가 무언가를 해내기 위해 어느 정도를 해야하는지를 가감없이 알 수 있었으니까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진다고 할까, 안 되면 그냥 당연히 안 되는 것 뿐이니까... 어떤 불확실성의 factor를 줄일 수 있었다고 정도로 부연한다) 도움이 되었지만 어쩌면 내가 나로 기능하는 데에 가장 주요한 능력치였을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또 가끔은 저만치 달려가는 생각을 붙잡아 두고서

지금에, 지금의 바보같은 행위에, 바보같은 마음에, 바보같은 걸 알지 못한채로 붙잡혀있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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