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튼튼이가 태어난 지 D+68. 달리 말해 내가 출산을 한 지 +68이란 얘기다.
오늘은 산후 대망의 마지막 검진이 있어 오랜만에 산부인과에 갔다. 별다른 이슈가 없으면 산후 6주차 검진이 마지막이지만 나의 경우 출산의 밤+ 시리즈에서 [2편 링크: http://wonicycle.tistory.com/287] 마저 기록할 꼬리뼈 골절 문제 때문에 한 번 더 가게 됐다.
닥터 캐리는 카메론 디아즈를 닮으신 의사 선생님인데 나의 산전 임신 중 검진을 해줬던 닥터들 중 한 명이자 (내가 다니던 산부인과는 분만을 받는 의사들을 골고루 산전 검진들에서 만나는 시스템이었다. 그래야 나중에 내가 분만하는 날 당직을 누가 하게 되든 내 케이스가 조금 더 익숙할 것이라는 취지로!), 결정적으로 내 첫 아이를 받아주신 분, 무려 나의 첫 아이의 출생 증명서에 서명하신 분ㅋㅋ 이라고 거창하게 말해본다.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이 참 묘한 게, 사실 임신 중 이 산부인과로 전원했던 이유는 한국계 미국인인 닥터 림을 추천 받아서였고 & 실제로 산전 진찰 중엔 닥터 림을 가장 많이 만났었던 데다 또 좋아했었는데 (물론 닥터 캐리도 좋았다), 내가 분만하는 날 밤 마침 그날 당직이던 닥터 림이 개인 사정으로 당직을 못 서게 됐고, 그 당직을 대신 커버한 사람이 바로 닥터 캐리였다!ㅋㅋ 닥터 캐리도 그전엔 뭔가 내가 "닥터 림의 환자"라는 생각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출산 날 처음 만났을 때, 어어 (닥터림 아니고) 내가 당직이어서 실망한 거 아니에요? 라고 하셨지만 (no- i was so relieved to hear your voice on the phone이라고 했고 aww, it's so kind of you 뭐 이런 대화가 오고 갔던 것 같다ㅋㅋㅋ) 출산 후기에서도 썼듯 나의 출산 과정을 가히 elegant하게 만들어주신 분이고 회음부 열상 처치/태반 배출 같은 것들도 너무 잘 해주셔서 (사실 잘은 모르지만 그 부분은 회복이 빨랐다! 딱 꼼꼼히 꼬매주실 것 같은 비주얼의 선생님이랄까...) 감사했다.
닥터 캐리는 평소엔 따뜻하지만 동시에 정확하고 속을 모르겠는 느낌의 이라 이전에는 진료가 마냥 편하진 않았었는데ㅋㅋ 오늘은 왠지 본인도 아이를 레지던트 하던 중 낳았고 6주 뒤 곧바로 복귀해서 7개월간 모유수유를 했다는 얘기도 해주시고, 잘 낫고 있어서 다행이라고도 해주시고, 얼굴 보니까 좋다고 한 번 허그해주시고 이런 저런 따뜻한 말들을 해주셔서 맘이 따아듯 해졌던 진료였다. 잠깐 새자면 닥터 캐리는 출퇴근 길 차안, 수술방에서 유축을 했다고 한다! 대단... 사실 물론 내가 좋아서 복직 후에도 모유수유를 이어 가려는 거지만 가끔 응급실 당직 등을 떠올리면 엄두가 안 나는 때가 있는데 이렇게 먼저 애를 써서 모유수유를 한 선배 직장인의 얘기를 들으니 힘이 되었달까...! 꿀조언은 결국 되는 대로 최대한 직수든 유축이든 하라- 였다ㅋㅋ 또 대화 중 아이에 대해 얘기하며 내가 어떤 존재를 이런 방식으로 이만큼 사랑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못했다고 했을 때 정말 그렇지...하며 본인도 그렇게 느꼈다고 했는데, 그 교감의 순간은 내가 느끼는 가끔은 신기루 같은 이 아기에 대한 사랑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존재해왔던 어쩌면 굉장히 보편적으로 늘 내곁에 있었던 거대한 사랑의 에너지란 걸 느끼게 했던 중요한 연결의 순간이었다고 하자.
여하튼 긴 경력의 소유자 닥터 캐리가 오늘도 혀를 내두르던 수퍼 순산을 한 나... 그러나 그런 순산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혹 걱정되면 제왕도 고려해보자고 하는 슬픈 꼬리뼈 골절, 나의 분만의 여정은 오늘로써 일단 마무리. 출산의 밤 3편도 곧 업로드 예정!
+ 튼튼이 베이비 멀린 처음 시도해본 날
+ 엄청 맛있는 닭가슴살 중식 오이 냉채 샐러드 해먹은 날
+ 어제는 냉동실 정리한 날
+ 튼튼이가 하루하루 엄마 아빠를 알아보는 것 같은 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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