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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행복했던 오늘 저녁

by 무대 2019. 12. 6.

행복했던 오늘


할일이 많지만 행복했던 오늘에 대해 조금 기록해둔다.

이친구들이랑 같이 있을땐

처음엔

생각보다 접점이 없어 약간 긴장이 되다가도 

무언가 누군가 무슨 말이든 시작하면 전체 분위기가 엄청 따뜻해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이차이가 너무 많이나서

왠지 내 나이를 알게 되면 이 친구들이 거리감을 느낄까봐 왠지 조마조마한데ㅋㅋㅋ


암튼ㅠㅠ 


오늘은 처음 가본 식당인 폴리 머레이 컬리지 다이닝홀에 가서 

(왠지 구글링 될까봐 영어사용을 피하고 있다ㅋㅋ) 


밥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얘네들 장학금 쓰는거 얘기하고 그냥 주로 일본어 수업 얘기했던거 같다, 한국어로 말도 좀 해주고... 한국어 발음 어렵다는 얘기 애들이 좀 하고!!) 


타일러가 크리스마스 축제 가자고 해서 (소란한 다이닝홀에서 영어를 못알아먹어서 뭔소린가 했다. 일본어로 いま?=지금? ㅋㅋㅋ 물어봄)


셋이서 그린에 있는 크리스마스 축제에 갔다! 

가는 길에 엘레나가 일본어 노래 스끼다까라를 틀어줬는데 이츠모마데(forever and ever)란 프레이즈가 귀엽다고 같이 좀 웃다가, 지브리 애니메이션 얘길 하다가,

- 반딧불이의 묘를 추천 받음, 그리고 나는 비포선라이즈를 추천했다 


축제에 도착해서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 가서 사진도 찍고 ㅋㅋㅋ (엘레나랑 나랑 찍으면 타일러가 찍사도 해주고)

셋이서 터벅터벅 걷다가 타일러가 갑자기 이상한 marching way로 걷기 시작하고 한명씩 전염돼서 따라했다 

중간에 미국의 축제음식 Funnel cake를 보기도 했다


그렇게 올드캠퍼스(여기 1학년 전용 기숙사) 가서 얘네둘을 기숙사로 보내고

정확히 말하면 나는 올드캠퍼스 출입증이 없기땜시... 들어가서 코트야드를 가로질러 애들이 나를 바스 쪽 입구에 델다줬다!! 

그리고 가는길에 또 타일러가 이상하게 걷기 시작해서 

엘레나가 우리는 완전히 정상적이고 독립적인 성인의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다 이런 소리 하다가 ㅋㅋ 내가 그렇지, 성인의 행동방식의 기준은 니가 만드는 거지 하다가 

totally normal이란 얘기를 하고 헤어졌다 ㅋㅋㅋ


얘네들 스칼라쉽돼서 일본가고, 나는 시험 잘 패스해서 나도 8월에 시간되면 좋겠다!!!

귀여운 아이들 같으니라구 


솔직히 계속 왜 나이가 떠오르며 미안한건지ㅋㅋㅋㅋㅋㅋㅋㅋ 모르겠는데 --> 내가 나이를 의식하는 인간인가 봄 

이 나이에 이런 대학교 1학년스러운 행복을 느껴도 되는지 

이 아이들의 추억에 나같은 늙은이가 주책맞게 끼어든건 아닌지 막 왠지 작아질때가 있는데... 아아니 다 좋아서 서로 노는 거지!!! ㅠㅠㅠㅠㅋㅋㅋㅋ


쩜쩜쩜!


무튼 얘네들이랑 계속 잘 지내고 또 할일도 잘하면 좋겠다 헤헤 


(오늘 점심엔 릴리랑 한국어/영어 공부하고, 오후엔 너무 감사한 선생님과 만나 올만에 진로관련 수다수다, 요새 내가 의사 사칭하는 사람아닌가 스스로 헷갈릴 정도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디가서 의사라고 말하면 민망했는데... 왠지 그래도 오랜만에 의사 아이덴티티로 인텐시브하고 재밌는 한국어 토크를 해서 너무 좋았당!!!)



이로부터 한참 지난 12-17

어떤 사건으로 인해 나는 역시 아직 한참 멀었구나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간을 포착하는 것의 가치도 느낀다.

그리고 언제 어느 순간 어떤 사람과 함께이든 자신을 드러내어 약해지는 것은 도리어 강해지는 것이고 자신을 숨겨 강해지는 것은 도리어 약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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