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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우연히 만난 블로그, 축복합니다.

by 무대 2016. 12. 9.

좋아하는 영화감독들에 대한 덕질을 하다가 우연히 만난 블로그가 있다. 몇개의 포스팅을 읽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글쓴이가 만나고 싶어졌다. 그리 강렬하지 않은 잠잠한 감상들의 포스팅임에도 불구하고 한눈에 그분과 내가 (적어도 일방향으로는ㅋ) 무척 잘 통할 것이라는 걸 느꼈다. 그러면서 최근의 나의 다소간 -조금은, 그것도 내 일부일지라도- 작위적인 블로깅에 대해서 반성하게 되었다. 그분은 힘을 뺀 나 같았고 스스로에게 가혹하지 않은 나 같았다. 나와 다른 구석도 많지만 비슷한 점도 무척 많아서 왠지 내게 "너다워도 괜찮아"라고 생각하게 하는 글들이었달까. 소심하고 정많고 남이 흘러넘겼을 작은 문장, 작은 선율 놓치지 않는, 좋아하는 것도, 감동받는 것도 참 스페시픽한... 그런 내츄럴 본 디테일한 내 모습을 나는 미워할 때- 까진 아니어도 무언가 고쳐야 할점으로 인식하고 움츠러들 때가 꽤 많다... 그러다 보면 힘이 들어간다. 뭔가 그럴싸해보이는 혹은 머리를 잔뜩 쓴 말들을 늘어놓으며 말이다.

이글을 쓰면서 포스팅을 몇개 더읽었는데, 음악취향도 꽤 비슷한데 그 좋아하는 이유가 비슷해서 놀라까무라칠 지경이다. 이를 테면 3대 오케스트라중 빈필하모닉을 가장 좋아한달지... 들국화 1집의 <축복합니다>에 대해 갖는 생각이랄지... (나도 이곡을 참 좋아한다. 들국화 1집은 정말 길이남을 명반인데 그 사이 가만가만 껴있는 5번트랙 <축복합니다>는 듣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며 마음이 당장 눈물이 날것 처럼 몽글몽글해진다. 너무나 아름답고 기쁘고 감격스러운 곡이다.) 아무튼 이웃 추가 까지는 아직 않고 혼자 즐겨찾기에 등록해뒀다. 그분이 계속 담백한 글을 적어주셨음 좋겠다. 틈틈이 구경하면 나도 조금 더 힘을 뺄 수 있을 것 같다.


덧, 분위기는 조금 다르지만 한 블로그를 덕스럽게 기웃거리다보니 망원경으로 앞집을 염탐하는 히치콕의 <이창>이 떠오른다. 읽다보니 이분은 글을 정말 잘 쓰시고 ㅋㅋ 뭐랄까 나와 다른 과감함이 있다. 조금 부럽다. + 라디오 듣듯 읽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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