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잘 돌본다는 게 뭘까?
내가 스스로를 잘 돌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가고 있지만 어떻게 하면 잘 돌보는 건지는 모르겠다.
다만
반짝하는 이벤트나 선물로 모든 마음을 퉁쳐버리는 그런 게 아니라는 건 알겠다
누가 보지 않는 순간에도
가쁘게
가까스로 혹은 너끈히 걸어온 그 발자취를 긍정하면서, 과하게 추켜세우는 것도 무참히 깎아내리는 것도 아니라 나름 잘해왔다고
앞으로도 만만치는 않겠지만 무언가를 선택하고 또 그 선택을 감당하면서
또 그 순간들을 긍정하면서 걸어가는 그런 거라는
관념적인 것을 겨우 알겠다
내가 누울 자리를 쾌적하게 만들고
제때 끼니를 챙겨먹고
거창한 운동까지는 아닐지라도 두팔 두다리에 적당히 힘들어가게 지내고
가끔은 음악을 듣고
가끔은 즐거운 감상에도 젖고
내 매순간을 폄훼하지 않으며 내 존재를 긍정하는
그런 사람이 되면 좋겠다
누군가 나를 돌봐줬으면 할때가 있다
누가 밥한끼만 해줬으면, 누군가가 나와 함께 살아주었으면
예쁜 옷을 차려입고 멋진 맛집에 가는 게 아니라 그냥 집에서 썩 화려하지 않는 일상을 보낼 때 누군가가 함께 였으면
남편은 외국에 있고 엄마는 엄마의 삶을 살아내고 있다
아빠가 아픈 뒤로 나는 부모님께 더 이상의 어리광은 포기해왔다
그 시간의 기억이 너무 버거워서 마음처럼 어리광을 부리는 게 잘 안된다
엄마에게 와서 밥한끼만 해달라고 얘기해볼까?
삶은 녹록치 않고 결국 언제나 그렇듯
나는 나와 함께이다
조용한 집 한 구석에
부산한 서울의 밤거리에
나는 나와 함께이다
앞으로도 어떻게든 나는 나와 함께할 것이다
그러니까 이제 좀 잘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를 잘 돌본다는 게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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