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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air

사랑만 있으면 돼 - INFP

by 무대 2017. 3. 8.

MBTI는 내가 상당히 신뢰하는좋아하는 심리검사다. 사실 심리검사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이게 실제 학문적으로든 임상적으로든 어느 정도 의미있는 성격검사인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스스로를 이해하고 또 위로하는 좋은 수단이 되어준달까? 전문가(?)분께 들으니 MBTI를 정말 제대로 하려면 200명쯤 되는 워크샵에서 2박 3일정도의 시간을 들여 자신을 찾아간다고 하였다. 한국사람들은 한국의 능력자(?) 집단인 ESTJ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서 본인이 정말로 편안한 타고난 본성을 찾는 데 상당한 애로사항을 겪는다고...

그치만 나는 그냥 검사에서 그 능력자 집단과 상반되는 INFP가 꾸준히 나오는 사람이므로 상당히 믿을만 하지 싶다. 물론 마지막 검사가 대학교 초반이었으니 그 사이에 다소간 바뀐 부분도 있으려나? 아래는 출처불명의 내용인데...

<INFP 유형의 성격>

현실감각이 둔하다/ 인간과 종교에 관심이 많다/ 분위기가 좋으면 끝까지 남는다/ 아름다움과 추함, 선과 악, 도덕과 비도덕에 민감하다/ 신념이 뚜렷하여 겉으로는 주장을 안해도 속으로는 열정이 있다/ 삶속에 행동으로 보여주는 편/ 가치있는 일에는 생명을 바친다/ 내면의 세계를 추구하여 늘 무엇을 갈구하고 추구해 나간다/ 규칙을 싫어하고 반복적인 일상생활을 못견딘다/ 일의 완벽성은 물론 관계에서 더욱 완벽하고 싶어하는 경향/ 즉흥적이며 변화를 추구한다/ 일을 잘 벌리지만 마무리가 서툴다/ 신념만 일치하면 아주 정열적이며 명분과 의미를 추구한다/ 인간애가 깊다.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다수보다 소수의 만남을 좋아하고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의 일에 관여하는걸 좋아하지 않는다/ 혼자있는 시간을 즐기며 내 공간을 사랑한다/ 신념을 가지고 있는 업무에는 두배의 능력을 발휘한다/ 애정표시를 잘 하지 못하며 마음이 따뜻하나 상대방을 잘 알기 전에는 잘 표현하지 못한다/ 이해심과 적응력이 강하고 대체로 관대하며 개방적이다

어떤 사람은 INFP는 한국 사회에서 전형적인 loser집단이라고 한다. INFP가 본성대로 살자면 이해받기 힘든 구조란다. 한국에서 대표적으로 추앙받는 ESTJ는 외향적이고(natural born 외향적인 게 편하다는 이야기, I라고 엄청 내성적인 게 아니다! 사람도 좋아하고- 다만 혼자있는 시간에서 에너지를 얻을 뿐) 사실에 기초한 설명에 능하며 논리적이고, 계획적이다. 한마디로 일 엄청 잘하는 리더 타입! 최소한 ISTJ도 합리적으로 일 잘하는 능력자!

매우 이상적이고, 의미를 추구하며, 나처럼 논리적으로 떠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본심과는 다른 궤변이고, 실은 어떤 따뜻함이 있으면 되는(INFP의 '주기능'은 특히나 F, 감정이다), 진심으로 사랑만 해주면 실은 다 되는 사람은!! 근데 그게 없으면 데미지가 너무 큰, 관계의 약자인, 평소 스스로 편한 스타일대로 하면(이를 테면 여행) 무계획의 달인인!! 그런 INFP도 사람 구실하고 잘 살기 위해 ISTJ의 특징을 열심히 계발한다. 대표적으로 내가 그런 것 같다. 설명하는 게 도움이 되니까 열심히 설명하고, 논리적이어야 안 지니까 열심히 논리만들고 있고(나도 모르게) 계획 세우는 게 도움되니까 열심히 계획세우고!!!

근데 나... 이런거 힘들다!!! 내가 편한 방식은 그냥 뭐 굳이 설명안하고(뭐 설명한다면 상징이나 판타지!) 좋지~하는 것 그리고 사랑 사랑 사랑! 친구관계든 뭐든 따뜻한 애정이 전제된 관계들, 마음을 살펴 말하는 노력과 배려(특히 의도하지 않는 ambience! -비언어적인), 그리고 무계획! 마음 끌리는 대로!!! 근데 이렇게 살수만은 없다. 그리고 그 반대로 (훈련된 대로) 살 수만도 없고 말이다... 엉엉 ㅠㅠ 어디까지나 극단적으로 자기를 고수하는 것, 극단적으로 자기를 버리는 것 모두 위태롭다.

이걸 쓰다가 얼마전 <너의 이름은>을 보고 썼던 일기가 떠올랐다. 정확히 <내가 계발한 현실에 두발 딛은 ISTJ형 내면>과 <현실 따윈 개나 줘버리고 두둥실 하늘위로 떠오른 나의 본성 INFP형 내면>사이의 혼란이었다. 그런 걸 정확히 건드리는 컨텐츠를 만나면 여파가 너무 큰 거다. 뭐 조금 다를 수도 있겠지만 해리포터를 볼 때도 그렇고 나는 아주 종종 현실과 상상을 혼동하는 느낌이 너무 크다(호크룩스가 너무나 무섭고 나의 가치관 논리 사실관계 이런거 떠나서 아무튼 진짜 있는 것 같은 그런 마음ㅋㅋ) INFP child에 간혹 정신과적 문제로 나타나기도 한다고 한다.

나답게 살 수 있을까? 나대로 살 수 있을까? 오늘은 F 성향이 너무나 스스로 상처입는 데 이용되었던 날이었다. 소심해지고, 또 소심해지는... 나만큼이나 분위기, 감정 같은 걸 중요시 하는 사람은 정말 흔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던 하루다. INFP가 유일하게 잘하는 것이라면 here and now에 머무르는 것이라고 한다.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뭐 장점이라니까 좀 더 알아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