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비언어적인 것들을 기억하기
무대
2020. 9. 23. 10:21
범주화되지 않는 느낌들이 쇠하기 전에 혹은 쇠하더라도 때로 끄집어내어, 언제고 공유될 수 없고 오직 나만 붙잡을 수 있는 그 질감이 있음을 기억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어떤 이야기가 되는 일도 멋지지만 이야기조차 되지 못하고 흩어져버리는 그 작디 작은 결이 얼마나 많은지 또 멋진지 나는 분명 알고 있다. 나는 분명 알고 있다며 쓰고 있는 나에게 주지시킨다. 이야기가 되지 못한 이야기를 살려내기 위해서는 자각이 필요한 문제니까. 외삼촌이 돌아가셨을 때 외삼촌이 돌아가신 건 외삼촌이 돌아가신 것이지만, 그 언어로 인해 어떤 기초적인 부분이 이미 일반화되어버렸지만 그리고 나와 외삼촌이 개인적으로 각별한 사이었던 것도 아니었지만 그의 존재로 말미암아 내 생에 있었던 그 많은 결들이 그 시골동네의 존재와 명절 당일 오후 허둥지둥 외가로 향하면 나를 반기던 노란색 빛같은 게 있었던 것, 아니 그로 말미암은 수많은 것들은 차치하고서라도 그가 포함된 어떤 풍경이 나의 개인적 맥락에 남아있음을 어렴풋이 어렴풋이 느꼈다.
이와는 별개이기도 하고 겹치는 부분도 있지만 가면 갈 수록 오프라인(온라인 사적 미팅도)에서 부딪치는 섞는 그 미묘한 긴장과 마음들 그 진실 외에 내가 붙잡을 수 있는 진실은 없다고 느낀다. 모든 게 스펙트럼이라면 어쨌든 가장 중요한건 만남들 그래서 어쩌면 (그 무엇 ***)이 되고 싶은지도 또 되기가 두려운지도 모르겠다.